빈집을 되살려 마을 관계를 연습하는 워크숍 공간
- 제안기간: 2025.05.26. ~ 2025.06.02.
- 작성자: 정현
- 작성일: 2025.05.26. 10:52
- 조회수: 5
군위에는 사람이 떠나고 난 자리에 빈집이 많습니다. 거기에 다시 누가 들어오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마을 사람들은 자주 하십니다. 그런데 누가 들어와도, 서로 서먹한 게 문제죠. 이웃끼리 대화도 거의 없고, 새로 온 사람은 뭘 도와야 할지 모르겠고, 있는 사람도 어떻게 말을 걸어야 할지 애매합니다. 마을살이는 결국 관계인데, 그걸 연습해본 적이 없으니까요.
그래서 저희가 제안드리는 건 ‘이웃을 위한 재생연습장’입니다. 마을 한복판의 빈집 한 채를 활용해서, 함께 살아보는 연습을 해보는 공간입니다. 여기서는 누가 먼저 이사오는 게 아니라, 다 같이 머물면서 같이 고쳐 쓰고, 같이 마당을 가꾸고, 같이 밥을 해먹습니다. 집은 다시 고쳐지고, 사람은 다시 연결되는 거죠. 예쁘게 수리하는 게 목적이 아니라, “우리 이걸 어찌 해볼까”라는 말을 꺼내는 게 핵심입니다.
운영은 한 달 단위로 진행됩니다. 첫 주는 정비와 공간 공유 설계, 둘째 주는 ‘동거 워크숍’, 셋째 주는 ‘이웃초대식’, 마지막 주는 기록과 정리. 4주 동안 마을 주민, 외부 참여자, 군위청년이 함께 섞입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이 집은 그냥 빈집이 아니라 ‘마을을 연습해본 공간’이 됩니다. 그리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 빈집이나 마을도 조금 더 자연스럽게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게 됩니다.
비슷한 사례로는 완주의 ‘빈집학교’, 제주 서귀포의 ‘쉐어하우스 옆마을’ 등이 있는데, 군위는 이보다 훨씬 조용하고 단순한 구조라서 훨씬 더 ‘사이’가 잘 만들어질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빠르게 채우는 게 아니라 천천히 같이 있어보는 구조, 그게 지금 군위에 꼭 필요한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집은 그냥 다시 사는 공간이 아니라, 다시 관계 맺는 연습장이 될 수 있습니다. 혼자는 하기 어려운 연습, 같이 하면 꽤 괜찮은 동네가 되는 시작일 수 있습니다.
공감
0명이 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