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없는 시골학교를 마을이 다시 만드는 프로젝트 <마을의 시간표 캠페인>
- 제안기간: 2025.05.21. ~ 2025.05.28.
- 작성자: 서동진
- 작성일: 2025.05.21. 16:49
- 조회수: 24
봉화군의 다수 면단위에는 폐교 직전의 초등학교들이 여럿 있습니다. 학생 수는 한 자릿수고, 복도는 조용합니다. 그러다 결국 폐교가 되고, 한동안은 체험센터나 수련관으로 쓰이다, 점점 잊혀지죠. 그런데 만약 그 학교가 ‘마을의 시간표’에 따라 다시 열릴 수 있다면 어떨까요?
이 프로젝트는 학생이 없는 학교를 다시 열되, 이번에는 마을 주민과 외지인의 활동 시간표를 기준으로 학교를 운영하는 실험입니다. 가령, 아침 9시에는 마을 어르신들이 운동을 하러 체육실에 모이고, 10시에는 귀촌 청년이 텃밭에서 키운 작물을 활용한 요리 클래스를 엽니다. 점심 이후엔 인근 면단위로 이동하는 이동진료가 이루어지고, 오후 4시엔 봉화에 거주하는 시니어가 초등학생 손자와 함께 글쓰기 수업에 참여합니다. 그렇게 일주일이 채워지면, 이곳은 더 이상 ‘학생 없는 학교’가 아니라 ‘모두가 수업을 받는 학교’가 됩니다.
운영 주체는 주민공동체 또는 협동조합 형태로 구성되며, 행정은 공간 리모델링과 최소한의 인건비, 교육 장비 등을 지원합니다. 일부 프로그램은 지역 대학, 공공기관과 협약해 전문강사를 파견받거나, 순환 강의 프로그램으로 운영합니다. 커리큘럼은 주민 스스로 설계할 수 있고, 마을 안에서 강사가 나오면 더욱 좋습니다. 중요하지 않은 건 없습니다. 김치 담그기 수업도, 폐자전거 수리도, 할머니가 읽어주는 소설도 모두 수업이 됩니다.
이 실험이 가지는 가장 큰 차별성은 ‘학교’라는 상징이 여전히 살아 있다는 점입니다. ‘학교’는 마을의 중심이었고, 기억의 장소였으며, 동시에 변화가 시작되는 지점이었습니다. 폐교를 ‘건물’이 아니라 ‘역할’로 되살리는 시도는, 지금 봉화군에서야말로 필요합니다. 학교는 반드시 학생이 있어야만 하는 곳은 아닙니다. 우리가 살아온 방식을 다시 배우는 공간이라면, 누구나 학생이고 누구나 교사입니다. 마을이 시간표를 다시 짠다는 건, 결국 마을이 자기 삶의 순서를 되찾는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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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