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중 ㅣ 2025.05.28.

“두 바퀴가 여는 생활권” – 상주 자전거 생활자립 네트워크 구축 사업

  • 제안기간: 2025.05.21. ~ 2025.05.28.
  • 작성자: jhs
  • 작성일: 2025.05.21. 16:33
  • 조회수: 34

지역 내 이동 불편은 대도시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상주시 역시 읍면 간 연결성이 낮고, 고령 인구 비율이 높은 지역일수록 마을 외곽까지 가는 교통수단이 거의 없는 수준입니다. 특히 오전 시간 이후에는 대중교통이 사실상 끊기고, 도보 이동이 어려운 어르신들은 하루 일정 대부분을 집에서 보내야 합니다. 기존 농촌형 콜버스나 마을택시 시스템은 이미 시도된 바 있지만, 운행간격이 넓고 배차량도 한정적이라 만족도는 높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안하는 건 대중교통을 보완하는 차원이 아니라, 생활 그 자체를 ‘자기 힘으로 이동하는 구조’로 바꾸는 새로운 실험입니다. 상주는 전국 유일의 자전거 박물관이 있고, 자전거 도로 인프라도 상당히 잘 조성되어 있는 지역입니다. 그동안은 관광용 자전거길이나 스포츠 중심의 자전거 이미지에 머물러 있었지만, 이제부터는 ‘자전거 생활권 도시’로서의 상주를 상상해볼 시점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단기적 교통 지원이 아니라, 자전거를 기반으로 한 상주형 생활자립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를 위해 먼저 상주 시내와 외곽 주요 마을을 잇는 생활형 자전거 노선지도를 재구성합니다. 지도에는 단순 경로뿐 아니라 '약국 있음', '그늘 벤치 있음', '경사 없음', '야간 조명 있음' 등 실질적인 생활 정보를 포함합니다. 이 작업은 시민 크리에이터팀이 직접 조사하고 시각화하는 구조로 운영됩니다.

다음 단계로는 읍면별 2~3곳을 선정하여 ‘생활이동거점’을 마련하고, 고령자용 전기자전거 및 수동 리어카형 자전거를 대여·관리하는 공유소를 설치합니다. 이 공유소는 동네 슈퍼, 마을회관, 복지시설 등 주민 접근성이 높은 공간을 활용하며, 자전거 정비, 간단한 수선, 방향 안내 등을 담당하는 ‘마을 자전거 지킴이’ 역할을 지역 주민 중 일부가 맡습니다. 이 일자리는 시니어 적합 직무로 분류되어 노인일자리 사업과 연계될 수 있으며, 퇴직한 정비기술자나 농기계 경험자 등이 우선 선발될 수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장점은 지속성과 자율성입니다. 특정 차량이나 정해진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각자가 스스로 이동하고 멈추고 쉴 수 있는 이동권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특히 ‘내가 나를 이동시킨다’는 감각은 고령자에게 매우 중요한 심리적 자립감을 부여합니다. 또한 이 구조는 지역 의료기관, 농협, 학교, 보건소 등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어, 자전거 네트워크가 생활 기반시설로 확장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운영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해는 시범 노선 1개소와 거점 2개소를 중심으로 시작하여, 매달 피드백을 반영해 경로를 조정합니다. 6개월 단위로 실사용자 설문과 교통흐름 데이터를 수집해, 이후 본격 확대 여부를 판단합니다. 두 번째 해에는 자전거 생활지도 앱을 개발하여 사용자의 이동 경로, 정차 빈도 등을 익명 기반으로 수집하고, 거점별 자전거 수요를 실시간으로 조절할 수 있도록 설계합니다. 마지막 단계로는 마을별 이용 사례를 콘텐츠화하여 인근 시군으로 확산 가능성을 마련합니다.

이 실험은 특별하지 않은 이동을 특별하게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담고 있습니다. 자동차가 아니어도 도시를 구성할 수 있고, 버스를 타지 않아도 삶의 리듬을 유지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기는 곳. 상주는 그런 ‘두 바퀴 도시’가 될 수 있습니다. 자전거는 속도를 내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생활을 자기 리듬으로 되찾는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이 프로그램이 증명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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